대만을 여행하거나 유학, 워홀 등으로 체류하다 보면 종종 느끼게 되는 게 있습니다.
“어? 이 사람들 술을 별로 안 마시는 것 같네?”
특히 한국에서 온 사람 입장에서는 회식 자리나 모임 분위기가 너무 조용하고 건전(?)해서 처음엔 당황스럽기도 하죠.
이 글에서는 대만 사람들의 술 문화가 왜 그렇게 형성되었는지, 한국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술을 마시는 방식이나 예절은 어떤지에 대해 하나하나 정리해보겠습니다.
1. 대만은 ‘술자리 중심’ 문화가 아니다
한국에서는 친구를 만나거나 회사 회식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술자리가 이어지곤 하죠.
하지만 대만에서는 술이 모임의 중심이 되는 일이 드뭅니다.
대만 사람들은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 꽤 많고, 마신다고 해도 적당히, 분위기 정도만 맞추는 수준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친구와의 저녁 약속에서도 술보다는 맛있는 음식이나 디저트, 야시장 먹방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식 문화도 한국처럼 “2차, 3차까지” 이어지는 일은 거의 없고, 회사에서 마련한 식사 자리에서 가볍게 건배하고 식사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직장에서도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을 억지로 권하는 분위기”는 거의 없습니다.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안 마셔도 전혀 문제되지 않죠.
이런 문화는 대만의 가족 중심적 가치관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이나 청년들은 회식 후 집에 일찍 들어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늦게까지 밖에서 음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2. 대만 사람들이 술을 대하는 방식
그렇다고 해서 대만 사람들이 술을 아예 안 마시는 것은 아닙니다.
대만에도 다양한 주류 문화가 존재하며, 특히 명절, 제사, 잔칫날, 결혼식 등 전통 행사나 특별한 날에는 술이 빠지지 않습니다.
가장 흔하게 마시는 술은 타이완 맥주(Taiwan Beer)로, 슈퍼나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맥주 외에도 고량주(高粱酒)나 미주(米酒) 같은 전통 증류주도 인기이며, 특히 나이 든 어르신들이나 시골 지역에서는 여전히 즐겨 마시는 술입니다.
하지만 일상 속 음주 습관은 한국에 비해 훨씬 가볍습니다.
- 식당에서 혼술 문화는 거의 없고
- 식사 중 소주나 소맥을 마시는 경우도 드뭅니다
- 술집보다는 차 문화(버블티, 찻집 등)가 훨씬 발달해 있음
- 여자든 남자든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 멋지다는 인식도 거의 없음
또한 대만은 법적으로 음주운전 처벌이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차량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술을 거의 입에 대지 않습니다.
3. 한국과 비교했을 때의 차이점은?
한국과 대만의 술 문화를 비교해보면, 가장 큰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항목 | 한국 | 대만 |
회식 분위기 | 술 중심, 2차·3차까지 이어짐 | 식사 중심, 1차에서 끝나는 경우 많음 |
음주 강요 문화 | 여전함 (줄어들고 있지만 존재함) | 거의 없음, 못 마시면 “괜찮아요~”가 기본 |
선호 술종 | 소주, 맥주, 소맥 | 맥주, 고량주, 미주 |
음주 인식 | 마시는 사람이 더 사교적이라는 인식 있음 | 술 안 마셔도 이상하지 않음 |
음주운전 인식 | 처벌 있지만 음주 후 대리운전 이용 많음 | 처벌 매우 강력, 술 한 잔도 피하는 경우 많음 |
혼술 문화 | 흔함 (편의점, 집에서) | 거의 없음 |
이런 차이 때문에 한국에서 온 여행자나 유학생이 “대만 사람들 술 안 마셔?”라고 놀라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대만에서는 ‘술을 못 마신다’고 했을 때 오히려 더 환영받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상대방의 건강이나 편함을 우선시하는 문화 덕분입니다.
결론: 조용하지만 배려 있는 대만의 술 문화
대만 사람들의 술 문화는 한국과 비교했을 때 훨씬 조용하고 절제된 분위기를 갖고 있습니다.
술을 잘 마시는 것이 장점이 되지 않고, 술을 권하거나 강요하는 일도 거의 없습니다.
대신 음식, 대화, 분위기를 즐기며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문화가 주를 이루죠.
여행 중이거나 현지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가 있다면,
“술 한 잔 마셔야 친해질 수 있지”라는 생각보다는 “함께 밥 먹고 웃는 게 더 중요하구나” 하는 마음으로 접근해보세요.
그게 바로 대만 스타일의 술자리입니다.